“우리끼리 밥 먹고 놀러 가려고 모은 돈인데, 여기에 세금을 내라고요?”
아마 이 글을 클릭하신 분들도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하셨을 거예요. 친구들과 여행 가려고 만든 곗돈, 혹은 연인과 데이트 비용을 아끼려 만든 커플 통장이 세무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하지만 국세청의 시선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날카롭습니다. 최근 부동산 취득 자금이나 고액 자산 형성 과정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가 강화되면서, 가족이나 연인 명의의 모임통장을 통한 우회 증여가 집중 타깃이 되고 있거든요. “나는 소액이니까 괜찮겠지”라고 방심하다가는, 몇 년 뒤 가산세까지 붙은 세금 고지서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국세청이 어떤 경우를 단순 모임이 아닌 ‘증여’로 판단하는지, 그 위험한 기준 3가지와 피하는 방법을 아주 상세하게 알려드릴게요.
기본 원칙 – 남의 통장에 꽂힌 돈은 일단 ‘증여’로 봅니다
먼저 무시무시한 기본 원칙부터 알고 가셔야 해요. 세법상 타인의 계좌에 입금된 돈은 일단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걸 깨트리려면 납세자(여러분)가 “이건 증여가 아니라 회비입니다”라고 입증해야 하죠.
물론, 친구들끼리 몇만 원씩 걷어서 밥 사 먹는 것까지 국세청이 들여다보지는 않습니다. 세법에는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금품’은 비과세한다는 조항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사회 통념’의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 문제가 시작됩니다.
국세청이 ‘증여’로 보는 위험한 기준 3가지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다음과 같은 패턴이 포착되면 세무 당국은 이를 변칙적인 증여로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가족이나 연인 사이라면 더욱 주의 깊게 보셔야 해요.
1. 공동 자금을 이용한 ‘자산 취득’ (가장 위험!)
가장 많이 걸리는 케이스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데이트 통장’이라는 명목으로 각자 월 200만 원씩 모았습니다. 몇 년 뒤 1억 원이 모이자, 이 돈을 빼서 한 사람 명의의 전세 보증금이나 자동차 구매 자금으로 썼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방이 넣은 돈 5천만 원은 밥 먹는 데 쓴 게 아니라, 당신의 재산(집/차)을 늘리는 데 쓰였군요. 이것은 명백한 증여입니다.”
공동의 소비(식비, 여행)가 아닌 자산 형성(부동산, 주식, 자동차)에 모임통장 돈이 들어가는 순간, 국세청은 이를 증여로 간주합니다. 특히 예비부부나 신혼부부가 생활비 통장으로 주식 투자를 하거나 집을 살 때 이 실수를 정말 많이 범합니다.
2. 사용 내역이 불분명한 ‘생활비 이체’
부부 사이나 부모 자식 간에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죠. 민법상 부양의무가 있는 가족 간의 필수적인 생활비(식비, 치료비, 교육비)는 증여세가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남는 돈’입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생활비로 월 500만 원을 줬는데, 아내가 300만 원만 쓰고 200만 원씩 저축해서 나중에 목돈을 만들었다면? 이 저축액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생활비’라는 꼬리표를 달았다고 해서 무조건 면세가 되는 게 아니라는 점, 꼭 기억하셔야 해요.
3. 입증할 수 없는 ‘현금 인출 및 이체’
모임통장 총무님이 회비를 걷어서 관리하다가, 나중에 모임이 해체되거나 정산할 때 회원들에게 돈을 돌려주겠죠? 이때 장부나 영수증이 없다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명이 1,000만 원씩 모아 총무 계좌에 1억 원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1,000만 원씩 돌려줬는데, 국세청이 자금 출처 조사를 나왔을 때 “이거 원래 곗돈 돌려준 거예요”라고 말로만 주장하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입금된 내역, 사용 내역, 반환 내역이 엑셀이나 앱 기록으로 꼼꼼히 남아있지 않다면, 총무가 회원들에게 1,000만 원씩 ‘증여’한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연인 모임통장, 안전하게 쓰는 법
그렇다면 무서워서 모임통장을 못 쓸까요? 아닙니다.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① 증여재산 공제 한도 활용하기
가족 간에는 일정 금액까지 세금을 매기지 않는 ‘증여재산 공제 한도’가 있습니다. 이 금액 안에서 움직인다면 증여 이슈가 발생해도 세금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 구분 (주는 사람 기준) | 공제 한도 (10년 누적) |
|---|---|
| 배우자 | 6억 원 |
| 직계존비속 (성인 자녀/부모) | 5,000만 원 |
| 직계존비속 (미성년 자녀) | 2,000만 원 |
| 기타 친족 (형제, 며느리 등) | 1,000만 원 |
| 연인, 사실혼, 남 | 0원 (공제 없음) |
주의할 점은 ‘연인’이나 ‘사실혼 배우자’는 법적으로 남이기 때문에 단 1원도 공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커플 통장 관리가 더 철저해야 하는 이유죠.
그래도 아래 사항도 꼭 챙겨보세요.
📌면세 한도 내 증여도 신고 안 하면 1천만원 가산세? 증여세 신고 필수인 이유 3가지
② ‘소비’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증빙 남기기
모임통장의 돈은 식비, 여행비, 문화생활비 등 소멸성 지출로만 사용하세요. 그리고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기능 등을 활용해 누가, 언제, 어디에 썼는지 기록을 투명하게 남겨야 합니다.
③ 큰돈이 오갈 땐 ‘차용증’ 쓰기
만약 연인 사이에 급하게 돈을 빌려주고 모임통장을 통해 갚는 형식을 취한다면, 반드시 차용증을 쓰고 적절한 이자를 주고받은 내역을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증여가 아닌 ‘대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주의사항: 모임이 크고 총무를 맡고 있다면 금융소득 종합과세나 모임통장 이자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합니다. 물론 연말정산 소득세 공제 등도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도 신경쓰이고요. 아래 글을 꼭 챙겨보세요.
📌모임통장 이자 15.4% 누구 몫? 2천만원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확인법
마무리하며
오늘 이야기가 조금 무겁게 들리셨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설마 내가 걸리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나중에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특히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나, 부모님과 자금 거래가 잦은 분들이라면 모임통장 내역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모임통장은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지, 세금을 피하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투명한 기록과 올바른 사용 습관만이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꼼꼼한 관리로 세금 걱정 없이 즐거운 모임 이어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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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Q1. 데이트 통장에 매달 50만 원씩 넣는데 이것도 증여세 내나요?
그 돈을 모두 데이트 비용(식사, 영화 등)으로 다 썼다면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 및 교육비, 축하금 등으로 보아 비과세됩니다. 하지만 그 돈을 모아서 한 명 명의의 차를 사거나 주식에 투자했다면 증여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2. 가족 모임 회비로 1년에 1,000만 원 정도 모이는데 괜찮나요?
네, 가족 간 친목을 위한 회비로서 실제 여행이나 식사 등으로 소비된다면 문제없습니다. 다만, 이 돈을 특정 자녀에게 몰아주거나 자산 취득에 사용한다면 문제가 됩니다.
Q3. 친구랑 같이 주식 투자하려고 모임통장 만들었는데 어때요?
매우 위험합니다. 통장 명의자(총무)가 주식을 사고팔면 그 수익금은 명의자의 소득으로 잡힙니다. 나중에 친구에게 수익을 나눠줄 때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거나, 소득세 문제로 친구끼리 분쟁이 생길 수 있으니 공동 투자는 신중해야 합니다.
Q4. 예비부부인데 결혼 준비 자금을 한쪽 통장에 모으고 있어요.
결혼식장 비용, 스드메 등 공동 지출을 위해 잠시 모아두고 쓰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신혼집 마련 자금(전세금 등)을 한 사람 통장에 합칠 때는 자금 출처가 명확해야 하므로, 각자 통장에서 집주인에게 바로 송금하거나 증여 공제 한도를 따져봐야 합니다.
Q5. 증여세 신고는 언제 해야 하나요?
증여를 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기한 내에 자진 신고하면 세금의 3%를 깎아주는 혜택이 있으니, 증여 이슈가 있다면 미리 신고하는 것이 유리합니다.